2009년 3월 1일 일요일

앵두

운명이 점지한 사랑

그날도 대팔이는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를 했다. 커다란 탁자형으로 된 책상에 여럿이 둘러앉아 공부를 하는데 잠이 몰려오는 것이었다.

“잠깐만 자고… 공부하자.”

대팔이는 안경을 벗고 엎드려 잠이 들었다. 얼마나 지났을까…. 부스스 잠에서 깬 대팔이가 안경을 끼고서 앞을 봤는데, 윤기 나는 긴 머리에 호수같이 맑고 동그란 눈, 앵두보다 더 달콤해보이는 입술을 지닌 여학생이 대팔이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게 아닌가.

“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?”

하지만 그녀는 그런 눈빛이 아니었다. 이런 게 바로 운명이 정해준 사랑이리라. 대팔이는 한 눈에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이었다. 그렇게 몇 분 동안 아무말 없이 서로를 응시하던 둘. 드디어 그녀가 그 달콤해보이는 입술을 열었다.

“그거… 제 안경인데요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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